interview :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체어원크리에이티브의 대표이자 디자인 실무 실장을 맡고 있는 박재찬이라고 합니다.
대표이자 실장이시라면 실무영역이 어떻게 되시는지.
저는 99년 강남 테헤란로를 주축으로 시작된 웹1세대 디자이너 출신입니다. 실무는 사진, 영상, 웹, 퍼블리싱(코딩), 프론트개발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무팀을 제외한 5개 팀도 제가 감독 역할인 수퍼바이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실무를 대부분 진행하시다보니 장점과 단점이 있을텐데요.
사실 프론트 개발 팀이든 백엔드 개발팀이든 열성 있는 분을 만나기가 힘듭니다. 대부분은 '쓰는 데만 문제없으면 되지' 라는 마인드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실무를 마스터하게 되었고 팀원들과의 협업은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붙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점은 프로젝트 결과물이 하나의
통합된 일관성을 가진 '브랜딩' 구현이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한 번에 진행 가능한 프로젝트 갯수가 적다는 것입니다. 팀이 완벽히 분리 되어 있다면
오더를 받고 처리해서 넘겨주기만 하면 되지만 통합적 접근은 항상 통찰하는 관점을 유지해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경험이 많이 쌓일 수 있었습니다.
체어원크리에이티브는 디자인 기반의 에이전시다보니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파트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퍼바이저 역할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최종 결과물이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로 일관성 있게 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에 의한 감독이 결국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것을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신 제가 할 일이 좀 많습니다.
그렇다면 분야가 디지털 디자인이라고 볼수 있는데요. 디자인을 시작하신 계기가 있으신지?
제가 어렸을 당시 아버지가 전자 계산학과 교수로 20여년 재직하셨었습니다. 그때가 80년대 였는데 집에 퍼스널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아버지 연구 장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80-386, 80-486 이라는 스펙을 아시는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컴퓨터를 접해오면서 어머니의 미대 감각도 함께 물려받은것 같습니다. 디자인은 저의 덕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3D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지만 2D가 저에게 더 맞다는걸 알게 되어서 웹을 하게 되었습니다.
90년대 말에 플래시4로 시작했죠.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디자이너는 1950년대 독일 BRAUN사의 디자이너
디터람스(Dieter-Rams)입니다.
디터람스는 애플의 조너선 아이브가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자 본인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친 디자이너라고 말하곤 합니다만
저 역시 디터람스가 개인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디터람스와 관련된 것을 수집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많은 디지털 디자인이 UI기반의 단순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었지만 불과 10여년 전 만해도 그런 디지털 디자인이 부각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습니다. 디터람스는 자기가 말한 디자인 10계명을 통해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이라는 가장 적은
디자인이 가장 좋은 디자인이라고 하였습니다. 1950년대 말이지요. 저 역시 이 부분에 동의하며 가장 적은 디자인을
하되 가장 '머리'를 많이 쓴 디자인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일수록 요소를 빼기 위해 '머리'를
쓰지만 경력이 오래지 않은 디자이너는 '손'을 써서 요소를 많이 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디자인에 있어서 영감을 가장 많이 받았던 장소나 나라가 있으시다면?
아마 영국의 런던이 아닐까 합니다. 런던은 파리와 다르게 잘 정돈된 신사의 도시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탈리아처럼
섬세한 아르누보 처리가 끝맺음까지 이어지지 않으면서 단정하고, 톤 다운된 채도와 무게감 있는 밀도감과 규모감이
느껴지는 덩어리 볼 수 있습니다. 채도 높은 색감으로 딱 한두 군데만 포인트를 주는 감각이 다른 유럽과는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예쁘다고 생각되는 색을 수 세기 전부터 매치하여 사용할 줄 아는 나라였고 패턴에 대한 이해와 반복에
대한 아름다움 또한 미니멀한 느낌을 이해하는 나라였습니다.
유럽이 디자인에 많은 영감을 받으신것 같은데 혹시 다른 장소도 있으신지?
디자이너 입장에서 유럽을 가면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인도 추천하고 싶고, 저와 같은 미니멀리스트는
스위스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스위스가 영국과 비슷하면서 좀 더 높은 수준의 디자인 경지를 보유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폰트 분야는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디지털 아웃풋에서의 수상 경력은 네덜란드에서 많이 받고 있지만 실제로 네덜란드라는
나라에서 경험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영감은 많지 않았습니다. 실용적인 독일에서는 UI/UX 이해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웹사이트 제작과정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어려운 질문이긴 합니다만 웹사이트 제작은 사실 웹사이트 제작 자체 라고만 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제작은 어떠한 기업이든
개인이든 브랜드를 이루는 하나의 장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인식'의 싸움이기 때문에 얼마나 진정성이 녹아 있는지가 성패를
가른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자가 진정성을 웹에서 녹여낼 때 방문자는 웹이라는 환경을 잊고 '가상'을 경험한 듯한 시각-->생각-->마음이라는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저는 온라인 브랜딩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성을 녹여 낸다는 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거기서 필요한게 제작 과정에 있어서의 파트너쉽, 특별한 양질의 컨텐츠,
심리학적 이해(Ui)를 통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각적인 영역에서의 중요한 부분은 '자연스러운가'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색한 부분이 없으면서 섬세한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무조건적인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술의 추가와 화려함의 투입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많이 보았고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작업자가 일을 하는 직업인 인지 아니면 삶을 디자인 자체로 즐겁게 살아가는 디자이너인지가 결과물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열성있는 작업자' 만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쓰기에 문제 없게'만 해서 넘겨주는 작업자가 대부분입니다.
근래 UI UX와 여러가지 디자인적 접근과 고려 사항이 많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지.
제가 웹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99) 플래시가 세상에 주목을 받는 시기였습니다. 이후 액션스트립트1.0, 2.0 시대를 지나 애플에 의해
플래시가 사장 되고 css와 html로 재편되었습니다. 사실 99년도 이전에도 css와 html은 존재했었죠. 뿐만 아니라 현재 붐이 일고 있는
자바스크립트도 그 당시에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저의 생각은 기술은 결국 테크닉이었고 변화를 거듭하는 '도구' 였다는 사실입니다. 도구는
연장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기용하거나 차용이 필요하면 붙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성이라는 영역은 사람이라는 '인격'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답이 없습니다. 감성, 이성,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다만 인간의 근본에 근접해 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년 전에도 마찬가지로 우리 세대 똑같은 삶을 세대마다 똑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때에는 종이 위에서 고민했다면 지금은 모니터 앞에서
라는 차이라는 거죠. 이처럼 인간은 태어나는 즉시 전세대의 가르침을 머리속에 가지고 태어나는게 아니라 리부팅 되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가 빠르면
그만큼 통찰력과 거시적 인목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나 취미가 있다면?
저는 디자인을 위해 노력하는 디테일한 부분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무실에도 집에도 TV가 없습니다. TV가 좋은 매체이긴 하지만 저에게는 무언가를 간접 경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5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운동은 수영과 자전거를 하고 있습니다. 수영은 20년 정도 해온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수영은 현재 못하네요.) 건강은 저 자신의 건강이기도 하지만 저와 연관된 클라이언트를 위해서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쪽에서는
자기 분야가 아닌 완전히 다른 분야를 통해 얻는 영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는 것은 업무이고
일이기 때문에 삶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거창할 수도 있지만 디자이너는 삶이 곧 디자이너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디자인 분야의 미래에 대한 생각과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앞으로의 UI/UX디자인은 Ai가 점차로 대체해 나갈 것입니다. 표준화와 통합의 일환으로 그렇게 되어갈 것입니다. 결국 남는 영역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요소만 남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인문학은 각 분야에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겠죠. 기업을 해석해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능력, 기업이 노출하고 싶은 부분을 얼마나 섬세하게 이해하는지, 사업적 관점에서 어느 부분에서 리듬과 강약을 조절해야 하는지
같은 부분이겠죠. 결국은 통합 속에서 '다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역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찰력, 시각적 조형요소에서의 강약 안배, 색감 영역에서의 적절한 안배, 스타일에 대한 현대적 첨단 느낌을 얼만큼 주어야 할지 등에
대한 종합적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외적인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면?
저는 크리스찬입니다. 성경을 조금씩이라도 매일 보고 있습니다. 평안, 기쁨, 용서, 사랑, 믿음, 긍휼, 배려 같은 여러 좋은 것들을
가족과 팀원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바름에 다가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려고
하는 근래 세상에서 자기만의 가치와 생각으로 꾸준히 자기만의 길을 걷기는 쉽지 않지만 사명감을 되새기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일을 한다면
사소한 일이든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의미는 돈에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설정한 가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여기까지 2016년도 모디지털 신문사에서 실제 체어원에 의뢰되었던 인터뷰를 생략없이 올렸습니다 >